어제 오랜만에 지인들하고 술자리에서 흥건히 취해서
여기가 어딘지? 내 앞에 앉아 있는 이 아이는 누구인지?
이미 자아를 놓아버린 상태에서
정신이 번쩍 드는 메시지를 하나 받았다.
한참 전에 건축사시험 준비방법에 대해서 간단히 상담을 해준 기억이 있는데
1과목 합격해서 고맙다는 내용의 메시지였다.
아흑, 눈물 난다.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다는 사실이
잊지 않고 고맙다는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내덕이 아닌 본인의 노력으로 합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공을 돌려준 마음이 너무도 감동 그 자체였다.
각설하고
주사위는 던져졌고
내가 던진 주사위의 결과 값도 나왔다.
우선 건축사시험에 합격하신 모든 분들에게
정말 축하드린다는 말이하고 싶었다.
노력의 보상을 받은 기쁨을 만끽하시길
술을 드럼통으로 부어도 취하지 않는 마법을 경험하시길
지인들의 축하와 시기와 질투를 온몸으로 즐기시길
정말 정말 축하드립니다. 고생 정말 많으셨어요.
작년 이맘 때 건축사시험 합격 소식을 듣고
온몸을 부르르 떨며 펑펑 울던 기억이 나서
괜히 뭉클하다.
노력에 비해 성과가 더럽게 안 나오신 분들은
주말까지 조금 쉬고 분노의 소주잔 들이켜시고
다시 시작만 하면 된다.
진짜다.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만 하면 건축사시험은 합격할 수 있다.
신의 멱살을 잡고 물어보고 싶은가?
왜 너는 유독 나만 미워하고 나한테만 그러는지?
그러나 결국 멱살을 잡힐 녀석은 신이 아니고
나 자신이란 사실을 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누군가의 멱살을 잡을 만큼 최선을 다했는가?
정말 한치의 후회도 없이 전력질주를 했는가?
미안하고 재수 없는 말이지만
모든 원인은 자신에게 있다.
간절히 원하는 만큼 딱 그 크기만큼 간절하고 치열하게 건축사시험을 준비했는가?
위 질문들 중 한 개라도 확실하게 "그래 그렇다고!!!!"라고 대답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자신을 재정비하자. 마음을 다잡아보자. 그리고 제발 실행에 옮겨보자.
당장 이번주부터 이론 수업이 시작되는데 언제까지 한탄만 하고 남들의 성공을 운이라 치부하며 자기 합리화에만 최선을 다할 것인지 곱씹어 생각해 보길 바란다.
건축사시험 합격은 나도 했다.
얘도 했고
쟤도 했고
걔도 했다더라.
이제 당신만 하면 된다.
포기라는 두 글자만
뇌리에서 지워버린다면
당신이 바로 얘가, 걔가, 쟤가 될 수 있다.
여러분의 건승을 항상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