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건축사시험에 합격했다는 이를 발견하면 건축에 종사하는 누구나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 역시 그렇게 건축사시험 준비가 시작됐었다. 이 단순한 발상 덕에 건축사시험에 합격했지만 이 단순한 생각대로 준비하다가 3개월의 시간을 날려버렸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를 99%가 놓치고 시작한다는 점이 문제다. 단 1%만이 포인트를 잡고 시작하고 그들이 결국 건축사시험 합격증을 품안에 쥐고 폭포수 같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그럼 그 포인트라는 게 무엇일까? 잠시 눈을 감고(자지는 마라) 곰곰히 생각해 보자.
오늘은 건축사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놓치는 포인트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이제 막 시험 준비를 하는 분들에게는 무척 도움이 될 이야기일 것 같으니 정독까지는 아니어도 쓰윽 훑어보기라도 하길 바란다. 쌉고수님들은 뒤로 가기 누르시고 하던 공부마저 하시면 된다.
1. 쟤는 왜 합격했을까?
주변에 합격한 이들을 보면 첫 번째 반응은 "쟤가 왜?"에서 시작해서 "쟤도 되는데 나라고 안 되겠어?"로 반응이 종결되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쟤가 왜?"라는 생각은 단지 자기 위안을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 흠이지만...
물론 "나라고 안 되겠어?"의 파이팅을 건축사시험 준비 기간 내내 유지한다면 "내가 되겠어"라는 자책보다는 훨씬 나은 생각임에는 틀림없다.
각설하고
당신 주변에 쟤랑 걔랑 얘랑은 왜 합격했는지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당신이 보기에 정말 보잘것없고 당신보다 능력이 만 배는 부족해 보이는 그들이 왜 어떤 이유로 기분 나쁘게 합격했을까?
그들이 최소 건축사시험이라는 분야에서는 당신보다 만배는 노력하고 당신보다 만배는 높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질투는 내가 걔보다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나 하는 것이다.
합격한 사람들을 분석해라. 물론 "네가 왜 합격했니?"라는 거만한 자세로 물어본다면 "공부 하나도 안 했는데 운 좋게 붙었어."라는 거만한 거짓말만 돌아올 테니 주의하셔야 한다.
밥을 먹든 커피를 먹든 아니면 술을 드럼통으로 먹여서 취하게 만들든
합격한 이들과 친해져서 일에서 백까지 다 물어보길 강력 추천한다. 건축사시험에 합격한지 얼마 안 된 이들에게는 2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첫째, 자신의 성과를 자랑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다.
둘째,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어 미칠 지경이다.
위의 두 가지 심리를 잘 이용하면 합격자만의 정리노트나 루틴 등을 생각보다 쉽게 받아낼 수 있다. 거기서 관계를 유지하고 깊이 있게 가지게 된다면 당신은 건축사시험 준비에 절대적인 멘토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인보다 천배는 나은 조언자가 될 테니 꼭 누군가를 멘토를 잡아두셔라.
나도 주변에 합격한 이들에게 샤프종류부터 선긋기 등 자질구레한 것부터 심오한 질문까지 쉴 새 없이 합격자들을 괴롭혀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음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거라 생각한다.
합격한 이들이 당신의 모범답안임을 절대 잊지 말고 그들과 친해지고 그들을 괴롭혀야만 당신도 누군가의 질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운이 좋아서, 날이 좋아서, 그날따라 문제가 풀려서 이런 말들은 옆집 개도 안 믿는 거짓부렁이니 절대 동요하지 말아라.
당신이 그들이 하는 말처럼 운이 좋기를, 날이 좋기를, 그날 따라 건축신이 나에게 내려오기를 바란다면 지금 당장 모든 것을 때려치고 차라리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를 강력 추천한다.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지만 운칠을 위한 기삼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노력과 베이스가 깔려 있어야 한다.
2. 건축사시험 합격을 위한 기간은 얼마가 적당할까?
그냥 한 번 해보지 라는 어설픈 생각으로 접근한다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상태에서 백 프로 포기하게 되는 것이 건축사시험이다.
그냥 한 번 해보지가 아니고 영혼을 갈아넣겠어라는 마음이 필요하다. 물론 천부적인 소질과 촉을 가진 분들은 예외다.
1년에 건축사시험이 2번이라서 마음이 좀 편한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시간이 얼마 필요하지 않다. 말이 1년에 두 번이지 1년에 두 번이라서 합격생을 벽돌공장에서 벽돌 찍듯이 쾅쾅 배출하던 운 좋은 시기는 이미 지났다.
오히려 회차별 합격생의 수는 줄고 있는 추세이고, 학원에서 이론수업이 끝나기도 전에 건축사시험은 100이 남지 않는 거지 같은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
마음만 초조할 뿐이다.
그리고 쉬이 범하는 오류 중 하나는 1회 차에 안되면 2회 차에 하지라는 옆집 개나 하는 생각으로 대충 준비하다 대충 포기하고 그렇게 2회 차도 대충 준비하다 대충 포기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지금 학원을 다니고 있는가?
아니면 인강을 듣고 있는가?
그도 아니면 과년도를 붙잡고 독학을 하고 있는가?
다 좋다. 하겠다는 마음만 있다면 지름길은 못 찾더라도 종착지까지는 가기 마련이니깐 어떤 방법도 괜찮다.
대신 한 번에 붙겠다는 마음이 정말 필요하다. 한번에 붙겠다는 마음으로 모든 걸 쏟아내도 한번에 붙기가 힘든 것이 건축사시험이다. 나도 내딴에는 정말 최선을 다했음에도 1년이라는 시간이 소모됐다.
그런데 한번에 붙겠다는 마음으로 죽자고 덤비면 3과목 중 1과목은 합격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매우 높아진다.
3과목 중 포기하고 싶은 과목은 처음부터 정하는 것이 아니다. 학원 모의 때 정도 되면 누가 하라고 해도 본인 스스로 이 과목은 도저히 안 되겠어라는 마음이 드는 과목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때 내려놓아도 절대 늦지 않다. 그간 쌓아놓은 베이스가 최소 다음 시험에는 결과물로 도출할 가능성이 농후하니깐.
정리하자면 지금 시작하는 분들도 무조건 올해 2회 차 시험 합격을 목표로 정하고 공부해야 한다. 잊지 말자. 올해 2회차 합격이 여러분의 목표다. 내년 1 회차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내년에도 절대 합격하지 못한다에 내 왼손을 걸어도 좋다.
3. 공부할 시간이 없다.
집에서 빈둥빈둥 노는 백수형아나 누나도 늘 시간이 없다. 그래. 우리는 늘 시간이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놀 시간은 술 마실 시간은 애인 만날 시간은 없는 시간도 짠하고 만드는 마법 같은 기술을 우리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단지 공부할 시간만은 결코 만들어낼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러지 마라. 그럼 뭘 해도 실패한다.
뭔가를 도전할 때는 그간의 나의 패턴을 바꾸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이다.
나도 회사 다니면서 꾸역꾸역 시간을 만들어서 최소 하루 4~5시간은 공부했다. 뻥치지 말라고?
진짜다. 맞벌이 부부로 집에 와서 애 밥 먹이고 집안일 좀 하면 느지막이 와이프가 퇴근해서 오곤 했는데, 와이프가 오면 그때서야 간이제도판을 멋들어지게 어깨에 메고 스터디카페로 직행했다. 저녁 10시쯤부터 제2의 나의 인생이 시작되는 시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다행히 내가 다니던 스터디카페는 저녁 12시면 모든 이들이 집으로 도망쳐서, 저녁 10시에서 12시까지는 이론정리 또는 문제풀이 중 계획지까지만 해놓고, 저녁 12시부터는 작도를 쳤다.
꽤 낭만적이다. 넓은 공간에 나 혼자만 있는 그 시간, 쓱 슥 샤프심이 지나는 소리, 물론 다 풀고 답안지를 보는 순간 허망함은 물론 쌍두문자가 나오긴 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집에 오면 3시에서 4시 사이였다. 한 3시간 자고 다시 회사로 가서 일하고 점심시간에는 진짜 군대에서 밥먹듯이 바람처럼 밥을 먹고 무조건 잤다. 주변에서 욕하든 말든 그냥 잤다. 그래야 사니깐. 그래야 저녁에 공부할 기운이 생기니깐.
시간이란 녀석은 만들수록 늘어나는 신기한 녀석이다.
자투리 시간에 공부하지 말고 당신의 여가시간 메인에 공부할 시간을 만들길 바란다.
난 40 중반에 공부를 시작해서 체력도 밀리고 머리는 원체 좋지 않아서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럼 뭘 해야 경쟁자들을 제칠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한 결론은 간단했다. 쟤들보다 도면 한 장 더 그리고 쟤들보다 1분이라도 더 공부하자가 답이었다. 내세울 것이 없는 나로서는 너무도 쉬운 결론이었는데 그대들은 어떤가?
어떤 특출 난 재능을 무기로 가지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그 시간마다 건축사시험을 준비해라.
자투리 시간에 할 게 없다고? 무슨 그런 빌어먹을 변명을 하는 것인가?
분석조닝 이론을 보든지, 건삼구 강의를 보든지 당신이 맘만 먹으면 1분이라도 충분히 당신의 전투력 상승을 위한 무언가를 할 수 있다.
친구 한 1년 안 만나도 합격하면 다 연락 온다.
1년도 못 기다려줄 애인이라면 그냥 합격하고 다른 사람 만나는 것이 평생 행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어차피 평소에도 못 챙긴(안 챙겼을 가능성이 더 크지만) 가족들이야 합격하고 시원하게 챙겨주면 된다.
집중하자.
이왕 하기로 했으면
건축사시험 멘토 하나 확실하게 잡아놓고
회사일 외 모든 시간을 건축사시험 하나에 갈아 넣어 보자.
이렇게 할 자신이 있는가? 그럼 지금 시작해도 올해 합격할 수 있다.
이럴 자신이 없는가? 하고 싶은 건 해야 하고 졸리면 자야 하고 회사 프로젝트가 너무 많아서 힘들 것 같은가?
그럼 그냥 지금처럼 살면 된다. 단지 수년 후 지금처럼이 유지될진 모르지만 말이다.
건축사시험 합격은 나도 했다.
왜 당신이라고 안 되겠는가?
합격하지 못할 핑계를 만들어서 안 되는 것일 뿐이다.
여러분의 합격을 진심으로 응원한다.